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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9 - '세 줄 요약'의 시대, 왜 우리 아이들의 입시는 더 고통스러워지는가?

얼마 전 저는 최근 미국 대학 입시의 흐름을 분석하며 매우 중요한 변화에 대해 YouTube 영상을 한 편 게시했습니다. 

최근 예일, 다트머스, 브라운, 그리고 스탠포드, 하버드 등 아이비리그와 최상위 명문 대학들이 잇따라 SAT/ACT 시험 점수를 반드시 제출해야 하는 '시험 필수(Test-Mandatory)' 정책으로 선회하고 있으며, 또한, CalTech은 AP 시험을 고등학교 과목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5점 만점의 성적을 제출해야 하고, Stanford 대학은 만일 지원 학생이 AP 시험을 본 적이있으면, 모든 AP 시험 성적을 반드시 제출하도록 요구하고 있다는 내용의 YouTube를 게시하였습니다.  

이 영상의 주제는 학생의 객관적 실력을 측정할 수 있는 SAT나 ACT 성적, 그리고 AP 시험의 중요성이 다시금 대두되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약 10분가량의 영상 속에는 대학들이 왜 다시 표준화된 시험 성적을 요구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변화하는 입시 지형에서 우리 학생들이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하는지에 대한 상세한 데이터와 분석을 담았습니다.

그런데 영상이 올라온 후 가장 먼저 달린 댓글을 보고 저는 형용할 수 없는 복잡한 감정을 느꼈습니다. 그 댓글의 내용은 대략 이러했습니다. "영상이 너무 길어 영어 독해 시험을 치는 기분이다. 핵심만 몇 줄로 요약해 주면 충분할 것 같은데, 왜 이렇게 길게 설명하느냐"라는 반응이었습니다. 

입시의 본질을 다루는 전문가의 분석조차 '독해'해야 하는 피로감으로 다가온다는 현실, 그리고 학부모님들조차 정보의 맥락을 파악하기보다는 즉각적인 '요약본'만을 원한다는 사실은 지금 우리 학생들이 마주한 입시의 위기를 단면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었습니다.

편리함이 삼켜버린 논리적 사고의 과정

오늘날 우리 사회는 '요약'이 지배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학부모님들이 긴 영상이나 칼럼을 기피하며 세 줄 요약을 요구하는 모습은 고스란히 아이들에게 대물림됩니다. 학생들은 이제 수업 시간에 책을 정독하거나 지문의 논리 구조를 파헤치지 않습니다. 

대신 AI 챗봇에게 지문을 입력하고 "가장 중요한 세 가지만 뽑아줘"라고 명령하며 공부를 '완료'했다고 착각합니다.

하지만 학습의 본질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에 있습니다. 하나의 결론에 도달하기 위해 저자가 배치한 논리적 장치들, 문장과 문장 사이의 인과관계, 그리고 숨겨진 전제를 찾아내는 과정 자체가 뇌를 훈련시키는 '지적 근육 운동'입니다. 

AI가 이 과정을 대신 수행해 주는 순간, 학생들의 뇌는 운동을 멈춥니다. 요약에만 익숙해진 학생들은 조금만 글이 길어지거나 복잡한 추론을 요구하면 금세 집중력을 잃고 맙니다. 정보를 단순히 '소비'하는 능력은 극대화되었을지 모르나, 정보를 스스로 '분석'하고 체계화하는 기초 체력은 고갈되고 있는 것입니다.

입시 현장의 준엄한 현실과 역대 최저의 독해 지표

비극적인 사실은 학생들이 마주해야 할 실제 입시 현장은 전혀 '요약적'이지 않다는 점입니다. SAT나 ACT와 같은 표준화된 시험은 여전히 고전적인 방식의 정독 능력을 요구합니다. 

최근 발표된 미국의 '국가 성적표(NAEP)' 결과는 이러한 우려를 통계로 입증하고 있습니다. 2024년과 2025년 조사에 따르면, 미국 12학년 학생들의 독해 능력은 조사가 시작된 1992년 이래 약 30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전체 학생의 약 32%가 기본적인 독해 능력조차 갖추지 못한 '기초 미달(Below Basic)' 수준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대학 수준의 학습을 소화할 수 있는 학생이 35%에 불과하다는 충격적인 현실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대학들이 다시 시험 성적을 요구하기 시작한 이유도 이와 궤를 같이합니다. 고등학교 내신 점수(GPA)가 전반적으로 상승하여 변별력을 잃은 상황에서, 방대한 양의 텍스트를 읽고 그 안에서 고차원적인 논리를 뽑아낼 수 있는 진짜 실력을 갖춘 학생을 가려내겠다는 의도입니다. 

실제 시험 문제들은 AI가 요약해 준 핵심 주제문만 알아서는 결코 풀 수 없습니다. 지문 속에 교묘하게 숨겨진 반전, 단어 하나가 바꾸어 놓는 문장의 뉘앙스를 조합해야만 정답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평소 요약본에 의존하던 학생들에게 시험장은 탈출구 없는 미로가 되어버립니다.

30년 만의 최저치, 무너지는 SAT/ACT 시험 성적

이러한 학업 역량의 저하는 이미 숫자로 증명되고 있습니다. 최근 발표된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 대입 시험인 ACT의 평균 점수가 30여 년 만에 최저치인 19.4점(36점 만점)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1990년대 초반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7년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SAT 역시 예외는 아닙니다. 2024년과 2025년 졸업생들의 평균 점수는 팬데믹 이전과 비교해 현저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특히 읽기와 쓰기 영역에서 학생들의 고전이 눈에 띕니다.

이러한 성적 하락은 단순히 시험이 어려워졌기 때문이 아닙니다. 대학 입학 자격 시험인 ACT의 '대학 수학 준비 지표(Benchmark)'를 보면, 응시생의 43%가 영어, 수학, 읽기, 과학 등 어떤 과목에서도 대학 수준의 수업을 들을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습니다. 

요약된 정보만 섭취하며 '생각하는 힘'을 잃어버린 아이들이, 복합적인 사고력을 측정하는 표준화 시험이라는 벽에 부딪혀 추락하고 있는 것입니다.

팬데믹의 유산: 6, 7학년의 실종된 논리적 고리

현재 12학년 학생들에게는 또 다른 근본적인 취약점이 존재합니다. 인간의 논리적 사고 체계가 폭발적으로 형성되는 골든타임은 초등학교 고학년에서 중학교 저학년 사이입니다. 그런데 지금의 12학년 학생들은 바로 그 시기인 6학년과 7학년 시절을 COVID-19 팬데믹으로 인한 비정상적인 온라인 수업으로 보냈습니다.

이 시기는 단순히 지식을 암기하는 단계를 넘어, 추상적이고 복잡한 개념을 논리적으로 구조화하는 법을 배우는 시기입니다. 하지만 당시의 온라인 환경은 일방적인 과제 제출과 형식적인 영상 시청으로 채워졌습니다. 

교실에서의 치열한 토론과 선생님의 설명에서 맥락을 읽어내던 소중한 기회들이 거세된 채 보낸 2년은, 아이들에게 회복하기 힘든 '지적 공백'을 남겼습니다. 6학년 때 형성되었어야 할 논리의 고리가 끊어진 상태에서 12학년의 난도 높은 문제를 풀려니, 입시가 예전보다 몇 배는 더 힘들게 느껴지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현상입니다.

사고의 주도권을 되찾기 위한 제언

우리 아이들의 입시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기술의 편리함 뒤에 숨은 위험성을 직시해야 합니다. AI는 훌륭한 도구이지만, 그것이 학생의 사고력을 대체하게 두어서는 안 됩니다. 학부모님들부터 변화하셔야 합니다. 

입시 정보를 접할 때 '요약'만을 찾기보다, 그 정보가 나오게 된 배경과 맥락을 끝까지 읽고 이해하려 노력하는 모습을 아이들에게 보여주십시오. 부모가 긴 글을 읽지 않는데 아이에게만 책을 읽으라고 강요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습니다.

또한,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학생이 놓친 6, 7학년의 논리적 공백이 어디인지 냉정하게 진단해야 합니다. 단기간의 문제 풀이 기술(Skill)에 매달리기보다는, 단 한 페이지의 글이라도 스스로 분석하고 문장 간의 연결성을 설명해 보는 훈련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결국 입시의 승자는 AI가 요약해 준 지식을 많이 머릿속에 넣은 학생이 아니라, 어떤 복잡한 텍스트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그 핵심 논리를 스스로 꿰뚫어 볼 수 있는 '진짜 문해력'을 갖춘 학생이 될 것입니다.

Jay’s EDU

우리 아이가 긴 지문을 읽는 데 유독 어려움을 겪거나, 아는 내용임에도 시험 실수가 잦다면 이는 단순한 실수나 게으름의 문제가 아닐 수 있습니다. Jay’s EDU는 학생의 끊어진 논리 고리를 찾아내고, 입시에서 요구하는 실질적인 독해 체력을 기를 수 있는 체계적인 진단을 제공합니다. 아이의 미래를 위해 지금 무엇이 시급한지 함께 고민해 드리겠습니다.

Jay’s 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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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n Lee